국어시간에 고전읽기 27권. 「심생전」을 비롯한 이옥의 한문소설 7편을 엮은 것이다. 교과서에도 실린 「심생전」은 우리에게 비교적 낯익은 작품이다. 심생과 한 여인의 만남과 사랑, 이별과 죽음을 다루었는데, 남녀의 만남이 가문과 가문의 만남이었던 이전과는 달리, 심생과 여인의 만남은 주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분 차이 때문에 둘의 사랑은 좌절되고, 여인과 심생은 죽음을 맞는다.
「심생전」과 함께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이옥의 대표적인 인물전에 해당한다. 효성스러운 며느리와 호랑이의 이야기를 다룬 「협효부전」, 30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자신을 꽁꽁 가둔 궁녀에 얽힌 「수칙전」, 의리를 지켜 죽음을 택한 기녀 이야기인 「협창기문」, 잔꾀로 사람들을 속이고 잇속을 차리는 사기꾼이 등장하는 「이홍전」 등 조선 후기 중하층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남다른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 사회의 변화된 모습과 다양한 인물들의 특별한 삶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