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BOOK독자리뷰

독자리뷰

지민의 탄생 - 민지는 가고 지민이 왔다.

조회(262) / 추천(0)
김종규 | 2017-05-21 오전 1:12:43

지민의 탄생

지민의 탄생 - 지식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지성의 도전

김종영(저자) | 휴먼인문 | 20,000원 | 2017.03.20 | 440p | ISBN : 9791160800203 | 03300

책 서지정보 보러가기

지은이 : 김종영
출 판 : Humanist, 2017년 3월 초판 1쇄

80년대 초반 대학가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이 아마도 한완상 교수의 ‘민중과 지식인’이었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즉자적 민중’, ‘대자적 민중’이란 분류 정도가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민지’라는 약칭으로 불렸다. 그로부터 35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니 ‘민지’ 대신 ‘지민’이란 용어를 가진 책이 출판되었다. 저자는 과학기술사회학, 교육사회학, 세계화의 사회학으로 불리는 학문을 전공한 학자다. 저자의 ‘지배받는 지배자(http://blog.daum.net/cordblood/13735764)’란 책을 읽은 일이 있는데 그동안 연구가 더 깊어졌다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사회에서 논란이 된 몇 가지 주요 분쟁을, 자신이 연구 활동을 하면서 참여한 경험을 통해 분석한다. 삼성전자 백혈병 환자의 가족이 제기한 문제로부터 출발한 반올림 운동,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운동,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로 벌어진 황우석 지지와 반대 진영의 싸움, 4대강 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 진영의 싸움이다. 저자는 이들 분쟁에서 나타난 현상을 지식정치로 본다. 지식정치란 사회적 투쟁의 과정에서 지식 자체를 둘러싼 갈등?경합?타협의 과정을 말한다. 저자는 지식정치를 국가 중심의 지배지식동맹과 시민사회 중심의 시민지식동맹의 대결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한다. 지배지식동맹은 정치 및 경제 분야에서의 권력 엘리트와 이들에게 포섭된 지식인들로 형성된다. 지배지식동맹은 전문적인 국가지식기구를 가지고, 막대한 권력과 자원을 독점한다. 또 정부의 외부에 있더라도 대학?연구기관?학술단체?기업에 있는 전문가들은 지배지식동맹에 쉽게 편입된다. 여기에 대항하는 시민지식동맹은 시민과 대항전문가로 이루어진다. 책 제목에 있는 ‘지민’이란 시민지식동맹의 시민과 대항전문가를 말한다.

저자는 협동적 지성으로 무장한 지민의 탄생과 이들이 주도하는 지식민주주의의 도래를 목도하고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이념이 자유와 평등이라면 지식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두 이념도 지식의 자유와 평등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주인인 시민이, 지식이 필요한 다양한 정책에 적극적으로 숙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지식권의 확장을 주장하고, 나아가 지식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지배지식동맹이 자원과 권력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시민지식동맹이 안정적인 자원을 동원하고 대항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자는 지식인의 시대가 가고 지민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한다.

새로운 사회의 분석틀인 지식민주주의, 그리고 그 주체로서의 지민을 제시한 저자의 제안에 공감하면서도, 이 개념이 일상생활 및 노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된다.
이전글이전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음글수학의 몽상에서의 궁금증

목록으로추천하기

독자적인 책수다 팟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