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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들 - 이 땅에 누가 왜 나무를 심었을까?

고규홍(저자) | 휴먼인문 | 23,000원 | 2020.01.20 | 388p | ISBN : 9791160803310 | 0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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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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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결에는 이 땅에 산 사람들의 온갖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를 찾아 떠난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의 20년 탐사기

사람은 나무를 심고 나무는 사람을 지켜주며, 나무와 사람은 이 땅에서 오래오래 더불어 살아왔다. 그래서 나뭇결에 담긴 사람살이를 탐색하고 나무를 심은 사람이 남긴 뜻을 살피는 것은 이 땅의 인문 역사를 탐구하는 일과 다름없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우리의 긴 역사 속에서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 나무에 담겨서 사람의 입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태조 이성계, 신사임당, 원효대사, 김구 등 위인부터 평범한 삶을 산 무명씨에 이르기까지, 나무를 심은 사람들이 나무 곁에 남긴 우리 역사의 숨은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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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1. 우리 역사 속 ‘나무를 심은 사람들’을 찾아내다
–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처음 정리한 한국의 식목(植木) 열전

지난 20여 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나무를 찾고 그 곁에 담긴 이야기를 전한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 나무에게 다가가는 길에 그가 발견한 것은 뜻밖에도 사람이었다. 이제는 식목일을 정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기억해야 할 만큼 현대인 대다수는 나무와 멀어졌지만, 지금도 나무 곁에서 그것을 지키고 보살피는 이들이 있었다. 나무의 이야기, 나무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간혹 나무를 심은 사람의 자취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자취는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저자 고규홍은 단편적인 사료, 문중에 전하는 문서, 절집에 남은 전설,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 등 다양한 자료와 설화를 모으고 그중 기록할 가치가 있는 귀한 이야기를 솎아 이 책을 엮었다.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었는지, 어떤 태도와 자세로 삶을 살았는지 일러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무를 심은 사람의 역사를 처음 정리한 이 책을 통해 잃어버린 정신사의 한 부분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의 역사 이야기를 맛깔나게 이야기하는 젊은 역사 연구자와 방송 프로그램에서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우리의 역사 속에 기록으로 남은 이야기들을 풀어놓았고, 나는 나무에 담긴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한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뒤 그는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기록으로 남겨지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었던 사람살이의 역사가 나무에 담겨 있었다. 나무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의 빈자리를 마치 퍼즐 맞추듯이 꿰맞추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나무는 필경 살아 있는 사람의 역사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8쪽)
 
2. 나무를 찾아간 곳에서 옛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마주하다
– 나무를 심은 마음가짐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사람살이의 역사

열세 살 나이에 왕이 된 신라 애장왕은 왕후의 병을 낫게 해준 부처님의 은덕을 기리며 해인사를 짓고 느티나무를 심었다. 전라북도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에는 굶어 죽은 아기의 영혼이라도 배부를 수 있도록 쌀밥 닮은 꽃이 피는 나무를 가꾼 가난한 아비들의 슬픔이 서려 있다. 효심이 지극했던 조선의 청년 위윤조는 뙤약볕에서 들일하는 노모가 잠시나마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곰솔을 심었다. 그리고 일제에 핍박받던 조국의 온전한 광복을 염원한 백범 김구는 마곡사에 향나무를 심고 그 일을 《백범일지》에 기록했다. 이렇듯 긴 세월을 살아온 나무에는 그것을 심은 옛사람의 애면글면한 마음과 감정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를 살피는 일이 곧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역사, 사람살이의 역사를 돌아보는 일과 다름없는 이유다.
 
길 위에 머물렀던 지난 20년, 나무를 찾아 떠난 길이었지만 돌아보면 나무를 심은 사람, 나무에 기대어 사는 사람, 나무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자취를 찾아 헤맨 시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나무가 좋아서 길을 떠나 이 땅의 큰 나무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나무를 찾아 나무 앞에 머물던 시간에 나를 찾아온 것은 나무보다 먼저 그 나무를 심은 혹은 나무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나무를 찾아갔지만 나무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났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6쪽)
 
김구의 조국 광복 투쟁은 치열하게 이어졌다. 그는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일본을 물리치고 조국의 주권을 회복하려 했지만, 일본은 세계대전의 흐름에 밀려 이 땅에서 물러갔다. 끝내 스스로 일본을 몰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안고 김구는 조국에 돌아왔다. 무너앉은 조국의 일상을 되돌리기에는 할 일이 많았다. 그 많은 일의 실마리를 김구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지역에서 대중 모임을 여는 데에서 시작했다. 첫 번째로 그가 찾은 곳은 수형 생활을 했던 인천 감옥이었고, 다음으로는 3년 동안 승려 생활을 하던 마곡사였다. 마곡사를 찾은 그는 조국의 완전한 광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다. 승려 생활을 하던 옛일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마음과 함께 무궁화 한 그루와 향나무 한 그루를 절집 마당에 심었다고 《백범일지》에 기록했다.
- 〈김구 - 조국 수난사의 숨결을 가득 담고〉 중에서(344~345쪽)
 
아비는 아가의 무덤 앞에 한참 주저앉아서 하늘을 원망하고 세월을 한탄했다. 동산에 어둑어둑 땅거미가 밀려올 즈음 아비는 주섬주섬 일어나 돌아 나오려 했지만 여전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생각 끝에 아비는 무덤 앞에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죽은 아가의 넋을 위로하기로 했다. 온 산을 헤집어 한 그루의 나무를 찾아왔다. 하고한 나무 중에 아비가 고른 나무는 이팝나무였다. 나무를 공들여 심은 뒤에 아비는 마지막으로 아가를 향해 기도하듯 혼잣말을 뇌었다. “아가야! 살아서 입으로 먹지 못한 쌀밥, 죽어서 영혼이 되어 눈으로라도 실컷 먹으라!”
- 〈조선의 아버지 - 이 땅의 아이들을 더 소중히 바라볼 수 있게〉 중에서(156쪽)
 
김충남은 산 좋고 물 좋은 자리에 보금자리를 일구긴 했으나 견디기 힘든 아픔이 있었다. 함께하지 못한 형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충남의 형은 임진왜란 때에 이순신 장군의 휘하에서 무공을 세우고 전장에서 산화한 김충로라는 장군이다. 좋은 보금자리에서 함께하면 더 좋았을 가족을 잃은 안타까움이 김충남은 서러웠다. 마을 들녘에 나무를 심은 건 그래서였다. 그리고 얼마 뒤 나무를 심고 늘 형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던 김충남도 전쟁터에 나가 형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잃었다. 장군으로 불리던 사람도, 그를 기리기 위해 나무를 심은 그의 동생도 장군이 되어 똑같이 전쟁터에서 사라졌다. 들녘의 나무만 주인을 잃은 아픔을 안고 무럭무럭 자랐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장군 형제의 넋이 담긴 들녘의 느티나무를 ‘장군 나무’라고 불렀다.
- 〈김충남 -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군 형제의 넋〉 중에서(150~151쪽)
 
3. 일상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마음의 결을 가꾸는 법을 배우다
– 나무를 심은 사람에게서 찾은 오늘을 사는 지혜

나무를 심기는커녕 길에서 마주치는 가로수를 잠시 바라볼 여유조차 갖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나무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들에게 나무는 단순히 심고 가꾸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옛사람들은 나무를 심으며 의지를 굳건하게 다지고, 뼛속 깊은 슬픔을 달래고, 중요한 순간을 기억하곤 했다. 즉 나무를 가꾸는 일은 자신을 다잡고 돌보는 일이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삶을 지혜롭게 살 수 있을지, 어떻게 나를 지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돌아보게 한다. 나는 ‘나무를 심는 사람’과 같은 마음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는가? 나에게 ‘나무를 심은 일’은 무엇인가? 선뜻 대답하지 못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그 후에 여유를 갖고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보기를 권한다.

저자소개

고규홍 (저자)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 설레는 나무 인문학자. 그는 틈만 나면 오래된 자동차를 끌고 팔도를 누비며 나무를 찾아다닌다. 나무의 안부를 묻고 또 그 나무와 더불어 사는 이들의 안부를 묻고 나무가 허락할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고, 폭풍우가 치면 나무가 무사한지 잠 못 이루며 나무에 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단숨에 달려가는 사람이다.
감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고 나무처럼 늙고 싶다는 저자는 오랜 기자 생활을 접고 십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나무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나무 칼럼을 쓰고, 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나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현재 한림대와 인하대 겸임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 《나무가 말하였네》, 《절집나무》, 《옛집의 향기, 나무》, 《행복한 나무여행》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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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자취를 찾아서

1장 꼬장꼬장해도 올곧은 마음일 수 있다면
최치원 - 세상사에 실망한 은둔거사의 자취
강회백 - 옛 주인을 반긴 고고한 암향
맹사성 - 명재상이 600년간 나눠준 씨앗
류윤 - “모과나무처럼 쓸모없는 사람”
공서린 - 뜻을 이어가기 위해 되살아난 생명
송순 - 하늘과 땅의 순리를 따라 짓고 심다
주세붕 - 삶과 죽음의 굴레를 담은 철학의 솔숲
이황 - 나무 그늘에서 키운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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