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왜 한비자인가?
- 난세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본질을 끊임없이 파고든 한비자의 현실적인 인간관
《한비자, 관계의 기술》은 춘추전국시대 한복판을 살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한비자가 바라본 냉혹한 인간관계의 본질을 가려 담은 책이다. 한비자는 춘추전국 시대, 그의 사상을 눈여겨본 진시황의 부름을 받고 진나라에 갔다가 친구인 이사에게 모함을 받아 죽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진시황에게 그대로 전해져 진제국을 통치하는 밑거름이 된다.
한비자는 인간의 선의나 예의 도덕만으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보았다. 한비자의 사상은 법치와 권세, 술수의 세 가지 방법론으로 정리할 수 있다. 군주가 권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신하와 백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신하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한비자는 적나라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2.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한비자가 제안하는 권모술수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이 책에서는 군신관계나 부부관계조차도 철저하게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한비자의 인간관의 핵심을 추려 담았다.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늘 어긋나며, 특히 남남으로 맺어진 군신관계에서는 충성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므로, 한비자는 법을 제대로 운용하여 신하들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군주가 신하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군주가 속마음을 감추는 것이다. 군주가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 신하들은 군주의 호불호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생각을 그대로 내비치게 된다. 군주는 이를 바탕으로 신하들을 통제할 수 있다. 한비자는 속마음을 감추는 방법으로 ‘허정’과 ‘무위’를 강조했다. ‘허정’은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일의 추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무위’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의도를 드러내지 않음을 말한다. 이것을 한 단어로 ‘술’이라 한다. 한비자는 이 술을 통해 사람을 현명하게 불신하면서 다루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춘추전국 시대 혼란의 시기에 인간관계의 본질을 냉철하게 바라본 한비자의 진단과 제안이지만 무한 생존경쟁의 시대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김원중 (저자)
성균관대학교 중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과 중국 문철연구소 방문학자 및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 건양대 중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학진흥사업위원장,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의 고전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섬세히 복원하는 작업에 매진하여, 고전 한문의 응축미를 담아내면서도 아름다운 우리말의 결을 살려 원전의 품격을 잃지 않는 번역으로 정평 나 있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번역서인 《사기 열전》을 비롯해 《사기 본기》, 《사기 표》, 《사기 서》, 《사기 세가》 등 개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사기》 전체를 완역했으며, 그 외에도 MBC 〈느낌표〉 선정도서인 《삼국유사》를 비롯하여 《논어》, 《명심보감》, 《손자병법》, 《정관정요》, 《정사 삼국지》(전 4권), 《당시》, 《송시》, 《격몽요결》 등 20여 권의 고전을 번역했다. 또한 《고사성어 역사문화사전》(편저), 《한문 해석 사전》(편저), 《중국 문화사》, 《중국 문학 이론의 세계》 등의 저서를 출간했고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1년 환경재단 ‘2011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학계 부문)에 선정되었다. 삼성사장단과 LG사장단 강연, SERICEO 강연 등 이 시대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대표적인 인문학 강연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