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13호 출간... 그리고 휴간 소식
<월간만화 보고> 13호가 출간되었습니다. 13호 출간을 기점으로 <월간만화 보고>는 기약 없는 휴간에 들어갑니다.
2014년 2월 24일자로 ‘월간희망 만화무크 <보고>’가 창간되었습니다. ‘월간 발행을 희망하는 만화무크지’에서 시작한 <보고>는 4호를 기점으로 희망하던 월간발행하면서 <월간만화 보고>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웹툰만이 존재하는 만화 생태계가 종의 다양성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더 건강한 문화를 만들고자 했던 <보고>는 13호 만에 휴간에 들어갑니다.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이겨내지 못한 셈입니다.
13호 동안 출간되는 동안 <보고>는 작은 성과나마 기뻐할 새 없이 뼈아픈 한계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상황들이 그랬지만, 가장 뼈아픈 것은 만화잡지를 준비했던 우리 자신의 미흡했던 준비와 안일한 낙관주의였습니다.
<보고>는 이제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좀 더 깊은 고민과 관찰,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나게 될지 우리도 궁금합니다.
그동안 월간 발행을 기다려 주시던 독자들에게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적은 수의 열독자였기에 <보고>에게는 더 특별했습니다.
Ⅱ. 보고 13호에 담긴 콘텐츠
먼저 커버스토리로 ‘<보고>에 대한 보고서’를 담았습니다. 출판만화 전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잡지 연재와 양질의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건강한 만화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되고자 창간한 <보고>의 도전에 대한 비판적 평가입니다. <보고> 편집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한 좌담회 기사를 본다면 지금까지의 상황을 대체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자조적이고, 냉소적인 고백들에 기운이 빠질지 모르지만, 동시에 만화잡지에 대한 <보고>의 열정을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보고>의 휴간과 함께 지금까지 지면을 수놓아준 많은 작품들이 이번 호에서 마무리됩니다. 김형배 ‘비트 앤 파이어’, 마영신 ‘엄마들’, 서영호 ‘소금’, 하민석 ‘근대조선기담’ 등 10회 연재 분량으로 1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작품들의 대단원 함께 읽어 주십시오.
김혜린 ‘광야’는 아직까지도 달려야 할 길이 멉니다. 어느 곳에서건 연재가 이어질 것이고, <보고> 또한 그 연재를 기다릴 것입니다.
군대 내무반의 실상을 드러냈던 만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를 연재하던 젊은 작가 최경민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단편 만화로 다시 찾아 왔습니다. ‘일베충’으로 오해받는 한 복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흑백의 진영논리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요즘 세태를 조명합니다.
이번 호 만화비평은 네이버 웹툰 <여중생A>에 대한 만화평론가 오혁진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오혁진은 <여중생 A>가 요즘 청소년들의 모습과 현실을 섬세하게 묘사한 수작이라고 평가합니다.
열 세 번째 ‘SF 오디세이’는 물리학 박사 김상욱과 함께 떠납니다. 하드SF소설 <쿼런틴>을 중심으로 ‘관측이 대상에 영향을 준다’는 알 듯 말 듯한 양자역학의 명제를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