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BOOK도서상세

인문

서사철학 - 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

김용석(저자) | 휴먼인문 | 25,000원 | 2009.10.26 | 684p | ISBN : 9788958622925 | 03100

조회(2,390)

서사철학

표지확대

  • 독자리뷰(0)
  • 한줄서평(0)

‘이야기가 대세인 시대’를 관통하며 ‘이야기 철학’의 문을 활짝 여는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가 발간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문화 이론에 철학적 깊이를 부여해왔고, 이를 통해 ‘개념의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철학자 김용석 교수의 신작이다. 그는 자신이 창안한 새로운 개념인 ‘서사철학(Philosophy of Tale, 이야기에 대한 철학적 관심과 연구를 총괄하여 부르는 말)’으로 이야기 ‘창조’를 위한 이야기 ‘탐구’를 시작한다.

인터넷 서점 도서구매

  • YES24
  • 알라딘
  • 인터파크
  • 교보문고

책꽂이에 담기독자리뷰 쓰기

  • 간편메뉴
  • 보도자료
  • 오탈자 있어요
  • 전체보기
  • 도서소개
  • 저자소개
  • 목차
  • 독자리뷰

도서소개

1. ‘이야기의 시대’에 펼치는 깊이 있고 짜릿한 ‘이야기 철학’의 향연  
―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의 개요

‘이야기’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시대이다. ‘스토리텔링의 힘’에 대한 문화적 열풍은 문화 창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말’이 되는 세계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미 존재하는 단 하나의 세계를 해석하거나 변혁해왔다면,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세상은 여러 세계를 새롭게 창조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세계에 인간이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없는 것을 꿈꾸는 능력,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 그래서 인문학은 미래의 경제학이라 부를 만하다.
‘이야기가 대세인 시대’를 관통하며 ‘이야기 철학’의 문을 활짝 여는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가 발간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문화 이론에 철학적 깊이를 부여해왔고, 이를 통해 ‘개념의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철학자 김용석 교수의 신작이다. 그는 자신이 창안한 새로운 개념인 ‘서사철학(Philosophy of Tale, 이야기에 대한 철학적 관심과 연구를 총괄하여 부르는 말)’으로 이야기 ‘창조’를 위한 이야기 ‘탐구’를 시작한다.
철학은 본질적으로 삶의 문제와 함께 있어 왔다. 우리에게 문제없는 삶이란 없기 때문이다. 삶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이야기를 위한 인간의 상상력은 천국이라는는 허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렇듯 문제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문제풀이 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찾는다. 철학을 포함하는 인문학은 이 세상의 수많은 경우의 수들 속에서 문제를 풀면서 인간적 ‘삶의 의미’를 포착하여 ‘삶의 재미’를 찾아왔다. ‘삶의 재미’는 모든 이야기 속에 있어야 하는 것이며, 모든 이야기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구심력이다.
김용석 교수의 ‘이야기 시대에 펼치는 깊이 있고 짜릿한 이야기 철학의 향연’은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일곱 개의 문화 장르인 신화, 대화, 진화, 동화, 혼화, 만화, 영화를 대상으로 펼쳐진다. 이 일곱 개의 장르를 통해 신비와 합리, 말과 행동, 관찰과 개념, 은폐된 이야기, 현실과 환상, 시간성과 공간성, 비가역성과 대칭성이라는 일곱 개의 테마가 이야기에 어떻게 작동하고, 이것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세계는 무엇인가 탐구하고 있다. 이야기 구조에 대한 철학적 분석의 재미를 즐기고 싶은 사람, 추리적이고 ‘말이 되는’ 이야기를 짓고 싶은 독자, 지식의 시대에 지식의 샘을 찾고 싶은 문화인들은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를 통해 지식 사회와 문화 예술계 분야에 필요한 ‘창조’와 ‘생성’의 모티프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에게 이야기 취향은 본능적이다. 이것은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고,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과학적 가설과 실험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이는 또한 생물세계의 별종인 ‘문화적 동물’로서 인간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인간에게는 서사적 정체성이 있다.
        더구나 오늘날 우리는 도처에서 서사 욕구를 감지한다. 이야기를 짓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대를 스토리텔링이 대세인 시대라고도 한다. 이야기 짓기는 더 이상 문학 작가의 과제만은 아니다. 다양한 전문 분야의 과업 수행에서, 곧 정치와 외교에서도 기업 경영에서도 문화 행사에서도 사회사업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이야기를 풀어내듯 과제에 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도 서사적 접근은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설득이란 무리(無理)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힘겨운 일을 억지로 우겨서 하지 않는다는 현명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치를 터득하는 일이 필요하다. 곧 철학이 필요하다. 서사철학 개발의 실용적 의미는 여기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미 수사학의 본질이 ‘설득’임을 가르치고,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도 설득력 없는 이야기는 관객에게 수용될 수 없음을 시학의 핵심 주제로 설파한 것은 당연하다.
       ―〈지은이의 말〉에서        


2. 지은이 소개

김용석 철학자. 그에게 철학은 ‘경이로움’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감격적인 놀라움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는 공포와 불안도 포함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삶과 글은 따뜻하고 사려 깊다. 그는 필로소피아가 지(知)를 사랑하는 만큼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의심한다. 필로소피아로서 철학이 생성, 발전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역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도 제기한다. 그가 철학을 탐구하는 것은 철학이라는 학문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필로소피아로서 철학의 유산에는 지혜의 보고(寶庫)라는 것 이상으로 수인(囚人)의 표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이 그가 다른 철학자들과 다른 점이다. 인류에게 혜택을 준 만큼 폐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탐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필로소피아의 후예인 첨단 과학-기술과 경제의 원리가 지배하는 21세기에 철학 공부가 더욱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다른 한편, 그는 철학의 비판적 기능 이상으로 철학의 ‘창조적’ 역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머물지 않고, ‘철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구체적인 임무 수행으로 답을 주고자 노력한다. 여기에는 ‘사사철학’처럼 철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도 포함된다.
김용석은 로마 사피엔짜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며,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그곳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문화 이론에 철학적 깊이를 부여한 학자라는 평을 받고 ‘개념의 예술가’로 불리며, 지식 사회와 예술계가 주목할 만한 책들을 지속적으로 펴내고 있다. 2009년 현재 영산대학교 학부대학 P.P.E.학부(School of Philosophy, Politics and Economics)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 《깊이와 넓이 4막 16장》,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두 글자의 철학》, 《철학 정원》 등이 있다.


3. 스토리텔링, 그 매혹의 철학―이야기와 철학의 구체적인 만남
― 이 책의 특징 1

인간에게는 이야기 지향성, 즉 서사 지향성이 있다. 이러한 이야기 지향성이 현대에는 훨씬 더 폭넓게 ‘이야기’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을 의식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는 물론 우리 삶에 있다. 하지만 삶의 이야기가 이제는 상품과 광고에도 있어야 하고, 기업에도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에도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하든 간에, 자기 나름의 진짜 멋진 픽션을 만들고자 한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만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갈등한다. 우여곡절을 경험하며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우리는 이 흐름을 통해 성과, 즉 문화적 결과물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가 되어 많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정말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쓸 만한 이야기를 흔히 (문화적으로는) 스토리텔링이라 부른다. 스토리텔링, 그 속에 담긴 매혹을 문화철학의 사유로 끌어들인 책이 《서사철학― 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이다.
이 책에는 매우 깊은 철학적 주제가 하나 깔려 있다. 그것은 지난 2500여 년 동안 철학과 자연과학의 논쟁 중심에 있어왔던 ‘실재와 허구’에 관한 것이다. ‘실재와 허구’는 고대 신화에서 현대 자연과학과 전위예술에 이르기까지 명시적이든 잠재적이든 인류 지성사에서 일관되게 제기되어왔다. 인식론에서는 진리와 자연법칙에 대한 접근성의 문제로 다루어져왔다. 우리는 태양에 가까이 갈 수는 없지만, 그것의 자연법칙을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예술적 방식으로 묘사할 수 있다. 또한 시?공간의 실재에 대해서도 과학적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허구’가 필요하다. 저자는 허구만이 인간에게 ‘수용될 수 있는 실재’일 수 있고, 또한 우리는 허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물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그 수많은 ‘허구’ 중에 이야기라는 ‘허구’가 있다. 이 책은 ‘이야기’라는 ‘허구’를 탐구한다. ‘실재와 허구’ 관점에서 깊이 있고 짜릿하게 이야기를 탐구한다. 이는 곧 사물의 이치와 자연의 법칙 속에 스며 있는 존재의 비밀을 탐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이 창조하고 생성하고 있는 이야기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야기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공을 들여야 한다. 이야기가 제공하는 즐거움과 편안함은 이야기 짓기와 이야기 공부하기의 노력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 ‘노력’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에 담겨 있다.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는 일곱 가지 서사 장르의 작품에서 이야기에 관한 비밀의 문 열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를 담은 구체적 작품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인간의 만드는 행위와 만든 것에 대한 탐구이며, 이는 문화철학 방법론의 기본이다.

        나는 일곱 가지 특색을 지닌 장르에 대한 연구로 구성된 이 책이 ‘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이기를 바란다. 고대 신화에서 무지개의 여신 아이리스(Iris)는 날개를 달고 얇은 베일을 쓴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이 베일이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을 띠었다. 아이리스는 무지개를 상징하지만, 좀더 넓게는 무지개가 나타내듯이 하늘과 땅의 결합 내지 천상의 신과 지상에 사는 인간의 연계를 상징한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상징을 더 붙이고 싶다. 무지개는 자연 현상 가운데서 매우 독특하게 ‘구성된’ 것이다. 햇빛과 물방울이 절묘하게 만나 구성된 ‘아이리스의 베일’은 자연의 ‘허구’이다. 거기에는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는 지고의 아름다움과 영원을 보장받은 순간적 감동과 소멸이 임박한 환희의 비극성이 있다. 누구든 이 책에서 이야기를 위한 ‘아이리스의 베일’을 찾아낸다면, 지난한 작업에 대한 값진 보상이 될 것이다.
        ―〈지은이의 말〉에서


4. 문화철학자 김용석! ‘서사철학’ 개념을 창안하다
― 이 책의 특징 2

우리 사회에서 자신만이 창안한 개념으로 학문 활동을 하는 지식인은 흔치 않다. 세계적인 석학이라 부르는 학자들은 자신이 창안한 개념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서술하면서, 그것에 기초하여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거나 창안한다. 오늘 우리는 ‘서사철학(Philosophy of Tale)’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한 문화철학자를 만나게 된다.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칸트의 문화철학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철학과 교수로 활동하다가 1997년 귀국한 문화철학자 김용석은 귀국 10년 만에 ‘서사철학’이라는 독창적인 자신의 개념을 창안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서사철학’은 낯선 단어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학술적 모임에서 서사철학에 관한 주제를 발표하거나 언급했을 때 막연히 생소해서, 때론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에서, 때론 자기 영역을 지키고 싶어하는 방어 심리에서 그의 제안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에는 그가 창안한 새로운 개념의 형성과 적용 그리고 미래의 전망이 오롯이 담겨 있다.
문화철학자 김용석 교수는 필로소피아로서 철학이 본질적으로 ‘시론(試論)’의 성격을 지녀왔다고 한다. “시론은 항상 불안의 그림자를 지닌다. 그러나 실험적으로 철학하기는 불완전한 지식으로 유쾌하게 소통할 줄 아는 능력을 연마하는 일이고, 그 능력으로 우리는 지혜 사랑의 짜릿한 불안을 즐긴다.” 이런 즐김이 가능하기에 시론은 또다른 시론을 낳는다. 이것이 이야기에 관한 시론의 번식력이다. 철학자 김용석에게 ‘서사철학’의 임무는 ‘이야기의 가능성들을 열어놓는’ 데에 있다.

        나는 이야기에 대한 철학적 관심과 연구를 총괄하여 서사철학(Philosophy of Tale)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이 술어로서 철학의 입장에서 행하는 모든 이야기 탐구를 지칭하고자 한다. 서사와 철학의 관계는 여러 가지 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첫째, 이야기를 뜻하는 각 나라 언어를 분석해봄으로써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야기하다’ 라는 말의 서구어 표현의 어원에는 한결같이 ‘셈하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먼저 영어의 ‘tell’과 ‘tale’은 ‘계산하다’의 뜻을 가진 ‘telle/tellan’에서 유래하며, 이와 어원적 연관을 가진 독일어에서는 ‘zählen(셈하다)’과 ‘erzählen(이야기하다)’의 연관을 관찰할 수 있다. ……
      철학에서 계산은 논리적 구성을 의미한다. 이상의 관찰을 통해 우리는 논리적 구성이 구술적 효과를 주며, 나아가 서사 미학적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말 되고’ ‘잘 짜여진’―논리적이고 미적 효과가 있는―이야기의 구사 능력을 키워 가는 데에 철학적 자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도 《시학》에서 강조하는 바이다.
      이는 또한 영상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영화에서도 시나리오의 설득력이 중요하다는 구체적 사실과 연관된다. “영화 기술과 제작 배급 방식이 디지털화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일고 있어도 열쇠는 시나리오다.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가 제일 중요하다.……
      둘째, 철학과 서사의 관계를 ‘경우의 수’라는 관점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이야기란 인간 삶의 여러 경우의 수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삶에 관한 수많은 경우의 수를 픽션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이야기 짓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철학의 역사에 눈을 돌려보면, 인간 삶을 경우의 수로 나누어 분석, 종합하는 것은 고대로부터 철학이 즐겨 쓰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대화편들에 화자(話者)로 등장하는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과의 대화에서 하는 일은 경우의 수를 제시하면서 논리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주된 철학적 대화 방법인 위장숭(eironeia)와 산파술(maieutike)이 대화 상대자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상상력과 논리력을 발휘해 삶에 관한 여러 경우의 수를 도출해내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셋째, 철학사의 예에서 관찰할 수 있는 이러한 점들은 사실 철학의 본질적 성격과 관련 있다. 경우의 수를 제시한다는 것은 문제를 제기하고 그 제기하는 방식을 개발하며, 문제에 대답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는 문제와 함께 있어 왔고, 천국이 아닌 이상 문제없는 삶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이야기를 위한 인간의 상상력은 천국에 문제를 설정하는 허구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문제없는 삶이 없는 한, 문제없는 이야기도 없다. 문제가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문제 풀이 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찾는다. 결론적으로 철학을 포함하는 인문학은 이 세상의 수많은 경우의 수 속에서 문제를 풀면서 인간적 ‘삶의 의미’를 포착하여 ‘삶의 재미’를 찾아 왔다고 볼 수도 있다. 그것은 모든 이야기 속에 있어야 하는 것이며 모든 이야기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구심력이다.
      ― 본문 52~56쪽 ‘서장 서사철학’에서


5. 일곱 개의 독립된 이야기 구조와 내용을 담은 ‘책 속의 책’
― 이 책의 특징 3

《서사철학―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는 ‘서장 서사철학’을 제외하고 1부에서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각 부는 ‘책 속의 책’이어서 차례대로 독서할 필요 없이 읽는이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부를 선택해서 읽을 수 있다. 차례로 독서할 필요는 없다. ‘각 부 1장은 각 부의 서론으로, 해당 서사 장르의 특성에 대한 저자의 입장을 서술했다. 이 글은 그 분야에 대한 일반적 해설이 아니라, 각 분야의 구체적 작품에 ‘서사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데 필요한 방법론적 전제와 사전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서사 구조의 분석과 함께 철학적 함의를 담고 있다. 그 함의는 미래세계까지 연장되기에 ‘이미 현재인 미래를 전망하여’라는 글이 각 부의 말미에 있다. 서사 구조 분석과 철학적 함의라는 이 두 가지 차원이 단계적으로 기술되어 있다기보다 서로 긴밀하게 교직(交織)되어 있다.

        인간이 창작하는 이야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상처럼 완벽하게 합리적인 서사 구조를 가질 수 없다. 물론 서사의 합리적인 전개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도 그것을 더욱 강조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는 마치 마커스가 클루지에 관한 자신의 이론 전개를 마친 후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을 하면서 바로 13번째 제안으로 “합리적으로 되도록 노력하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다.
        클루지는 일종의 ‘서툰 합리성’이다. 일정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잘 작동하기도 하지만, 뭔가 하나 삐긋하면 ‘비극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상황의 필연성에 잘 적응할 만큼 합리성의 수준이 높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삶에 ‘비극적 가속도’가 붙게 할 수도 있다.
        서사적 차원에서 보면, 어떤 상황이 ‘의외로’(이 의외성 또한 당연성일 수 있겠지만) 인간의 마음을 클루지처럼 작동하게 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흔쾌히’ 이야기는 시작될 수 있다. 이야기는 바로 신비의 살마키스가 합리의 헤르마프로디토스에게 밀착함으로써 흥미진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이야기꾼이 지어낼 이야기들은 이 두 요소의 비대칭적 조합의 정도에 따라서 다양해 질 것이다.
       ― 본문 140~141쪽 ‘1부 신화’에서

저자소개

김용석 (저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 졸업.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Gregorian University) 철학과 졸업. 같은 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학위 받음. 그레고리안 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양 근현대 사상을 연구하고, 사회·문화철학 및 칸트 사상을 가르쳤다. 1997년 한국에 온 그는 지식사회가 주목할 만한 책들을 펴냈다.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에서 동화를 텍스트로 삼아 분석하여 다양한 의미를 담아 철학적 논지를 전개하였고,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에서는 애니메이션 작품의 스토리텔링이 스스로 품고 있는 철학 컨텐츠를 ‘발굴’하여 애니메이션 그 자체가 ‘철학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는 2001년 동서양 철학자의 대담집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김용석 이승환)를 출간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탐험을 시도했다. 두 철학자의 논쟁과 토론은 동서양 사상의 권력관계를 한국 지식인의 시각으로 재조명하여 동서철학의 편견과 대립의 벽을 넘은 대담으로 여겨졌으며, 철학적 사유를 일상 언어로 드러내 독자들의 이해의 지평을 넓혀낸 ‘시대의 흐름에 응전하는 새로운 컨셉트의 책’이라고 평가받았다.

목차

목차 전체보기

독자리뷰0

독자리뷰 쓰기모두보기

한줄서평0

현재 /1000byte 글자수 500자 까지 작성 가능하며 욕설과 비방글은 삭제됩니다.

목록으로 돌아가기상단으로

독자적인 책수다 팟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