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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 현장 교사들이 쓴 역사교육론

전국역사교사모임 | 휴먼역사 | 20,000원 | 2008.08.08 | 464p | ISBN : 978-89-5862-252-9 | 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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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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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의 활동을 통해 명실상부한 역사교육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전국역사교사모임이 성년이 된 것을 기념하여 그간의 역사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와 성과물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역사교육의 기초 자료인 교과서와 교육과정의 현재와 미래에서부터 역사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 국가와 민족을 넘어선 다양한 역사주체와 관점의 복원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까지, 교육현장과 이론을 넘나드는 역사교사들의 고민이 오롯이 담긴 총 18편의 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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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생생한 수업 현장에서 길어 올린 대안의 역사교육론

전국역사교사모임 창립 20주년 기념 출간 도서

올해는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역사 교사들이 ‘살아있는 역사교육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성년의 나이에 이르는 동안 역사교육 현장에 터한 실천적인 수업 이론을 왕성하게 생산해냈을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활동의 보폭을 차츰 넓혀왔다. 대표적인 대안 교과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2002)와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2005)를 펴냄으로써 명실상부한 역사교육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역사교사모임은 성년이 된 것을 기념하여 그간의 역사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와 성과물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바로 ‘현장 교사들이 쓴 역사교육론’, 《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이다.

 

수업 현장에 뿌리내린 살아 있는 역사교육론

《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는 ‘한국의 역사교육론은 외국의 이론이나 최신 학설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육 현장의 다양한 사례와 경험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바탕에 깔고서, 형식적인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기보다 교육 현장의 수업 사례와 경험을 실질적으로 이론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여 이 책에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을 지향해온 역사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길어 올린 대안의 역사교육론’이란 표현에 걸맞게 교육 현장에 근거한 역사교육에 관한 솔직하고 생생한 교사들의 고민과 목소리, 그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지한 해답을 제시하는 주제와 글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 책은 현장의 역사 교사들에게 ‘역사교육은 어떠해야 할까?’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구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수업 사례 중심의 방법론과 자료 제시에서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뛰어넘어 역사를 ‘무엇’으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좀더 원론적이고 가치지향적인 주제를 탐구함으로써 이에 답하고 있는데, 사실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은 역사 교사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현장 교사들, 역사교육의 거대 담론을 논하다

현장 교사들이 말하는 역사교육의 근원적인 거대 담론은 크게 네 가지로, 《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는 각각의 거대 담론에 관한 4~5편의 글을 싣고 있다. 총 4개의 부, 18개의 주제로 구성된 이 책은 제일 먼저 역사교육 내용을 가장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는 역사 ‘교육과정’과 수업 현장의 바이블인 ‘교과서’라는 이름의 책을 논한다. 개별 역사 교사의 능동적인 수업 활동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역사교육의 한계와 문제점이 역사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기인한다고 봄으로써 이 둘에 대한 원론적인 이해와 성찰을 통해 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1 부).

교육과정과 교과서로 향한 이러한 문제의식은 곧바로 교사들과 연구자들로 하여금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적극 개입하도록 유도하였으며, 마침내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사 과목의 독립, ‘국사’ 교과서의 ‘역사’ 교과서의 전환, ‘한국문화사’와 ‘동아시아사’라는 새로운 과목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책에서 다루는 두 번째 거대 담론은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것으로, 여기서는 개정 교육과정의 변화 내용과 이로 인해 초래될 교육 현장의 지각변동을 꼼꼼히 살펴봄으로써 향후 역사교육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였으며, 더불어 새로운 ‘역사’ 교과서와 ‘한국문화사’ ‘동아시아사’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2 부).

세 번째로는 역사 수업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민족, 민주, 그리고 평화교육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다룸으로써 역사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3 부), 마지막으로 ‘국가’와 ‘민족’의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사, 노동사, 생활사, 지역사, 과학기술사 등 다양한 역사주체와 관점의 발굴, 그리고 실제 수업 사례들을 통해 향후 역사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미래상을 적극 모색하였다(4 부).

전국역사교사모임, 비판을 넘어 현실적인 대안 세력으로

20년이라는 세월은 전국역사교사모임에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자기 위안을 삼던 시기를 넘어 이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당위와 책임감을 부여하였으며, 전국역사교사모임은 그에 부응하여 현장에서 살아 있는 대안의 역사교육을 만들어가는 역사교육의 전문가들(즉, 역사 교사들)의 능동적인 활동을 밑바탕 삼아 역사교육 현장과 ‘역사’를 둘러싼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 선도하고 있다. 이 책은 역사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깨달은 역사교육에 관한 고민과 성과물들의 총합으로써, 곧 우리 역사교육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의 깊이와 폭은 범상치 않다. 역사 수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능동적인 재해석은 종래의 역사교육 관련 책에서는 보기 드문 문제의식이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을 꼼꼼히 짚으면서 수업 현장과 연관된 분석을 시도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으로는 역사 수업의 저변을 이루는 민족주의, 민주주의, 평화교육과 같은 굵직한 쟁점들을 수업 사례와 함께 살펴 수업의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풍성한 상차림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여성사, 노동사, 생활사, 과학기술사 교육에 관한 고민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단지 다채로움을 더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교육을 위한 노력의 도정에서 만난 과제와 성과, 그리고 지향점을 정리한 것이다. – <책을 펴내며> 6쪽에서

  ‘교과서’라는 이름의 책을 논하다

교사와 학생들은 하루하루 수업을 통해 만나고 배운다. 이 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개별화된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수업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교실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규정력은 크며, 따라서 ‘좋은 수업’을 하고자 하는 현장 교사들의 고민은 자연스레 ‘좋은 교과서’, ‘좋은 교육과정’으로 옮겨가게 될 수밖에 없다.

<역사교육 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김한종)는 역사 교과서를 규정하는 역사 교육과정에 대한 기초 이해를 돕는다. 먼저 역사 교육과정이 변화해온 과정을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변화 흐름이 2007년 개정 교육과정으로 이어진 과정을 세심하게 전달한다. <역사 교과서 제도: 역사의 지식생산, 유통, 소비의 메커니즘>(양정현)은 학교에서 절대적 권위를 누리며 교사 위에 군림하고 있는 교과서가 과연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 학교 교실까지 오게 되는지, 지식생산과 유통, 소비의 관점에서 살핌으로써 ‘국정 교과서 제도’가 허약한 기반 위에 서 있었음을 재확인시켜준다. 더불어 검정 교과서 제도로의 전환 역시 역사교육에 상당히 제한적인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을 뿐임을 지적한다. 따라서 역사 교사들이 배움책 제작 등의 활동을 통해 기존 판매원 역할에서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사의 교육권과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교사의 교육과정, 배움책과 대안 교과서>(윤종배)는 국정 교과서의 획일성을 극복하기 위한 현장의 노력과 대안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각 지역과 학교의 실제 수업에서는 창조적 변용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세력이 있어왔으며, 그에 따라 많은 역사 교사들이 고통과 수모를 겪어왔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1995년 전남 고흥 과역중학교의 역사 교사 박병섭이 겪은 배움책 사건을 들 수 있는데, 지금의 교육 현실 또한 이런 갈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박건호, 한석주, 윤종배, 김육훈 교사가 만든 다양한 배움책을 소개하면서 배움책과 대안 교과서 등 다양한 ‘대안’이 풍부히 제시되어야 함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역사 수업의 대안 모색, ‘읽는 학습지’>(김종훈)는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책으로 교과서가 진화하려면 역사가 지니고 있는 이야기의 힘, 즉 서사성이 복원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교과서가 채우지 못한 서사성을 ‘읽는 학습지’라는 형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한 조선시대 역사 수업 사례들은 역사 텍스트 구성의 한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4편의 글은 모두 교과서와 교육과정은 현장 교사들에 의해 충분히 변용 가능한 것들이므로, 교과서에 많은 것을 기대지 말고 다양한 배움책과 대안 교과서 개발과 활용으로 나아갈 것을 공통으로 주장함으로써 역사 교사들의 능동적인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미리 만나는 ‘2007년 개정 역사 교육과정’, 그리고 새로운 교과서

역 사 교육과정과 교과서 문제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이해는 곧바로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으로 나타났다. 역사과와 관련한 개정 교육과정은 근본적인 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매우 낯설다. 이 책의 2부에서는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을 면밀히 검토함으로 이후 바뀌게 될 역사교육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또 새롭게 신설된 ‘역사’, ‘한국문화사’, ‘동아시아사’ 과목들이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미리 살펴볼 수 있는 5편의 글을 만날 수 있다.

<2007년 개정 역사교육 과정을 말한다>(교육과정위원회)에서는 바뀐 교육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사와 세계사의 단절이나 일관성 있는 계열화 원리의 부재 등 이제껏 문제로 지적되었던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초등 5학년 역사 교육과정이 중등과의 유기적 협력 없이 따로 만들어져 계열성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은 앞으로 충분한 논의를 통해 개선책을 찾아야 할 사항이다.

바 뀐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역사’ 과목은 8학년(중2)에서 10학년(고1)까지 3년을 계속해서 배우게 된다. <처음 만나는 ‘역사’ 어떻게 구성할까>(방지원)에서는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역사’ 교과서의 전체 상을 차분히 살펴보고,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적으로 가르치려 노력했던 여러 사례와 모형 단원의 성과를 중심으로 앞으로 나올 ‘역사’ 교과서를 미리 예측해볼 수 있게 하였다.

고 등학교 2~3학년 과정에서 선택과목으로 배우게 될 역사 관련 과목 중 완전히 새롭게 신설된 과목으로 ‘한국문화사’와 ‘동아시아사’가 있다. <‘한국문화사’란 무엇인가>(대구역사교사모임)에서는 지금까지 현장에서 이루어진 의미 있는 문화사 수업 사례들을 짚어보고, 최근 개발된 한국문화사 모형 단원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한국문화사 교과서의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동아시아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황지숙)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과목인 ‘동아시아사’가 신설된 배경부터 과목 설정의 취지, 성격, 목표, 내용 등을 모형 단원과 비교하며 꼼꼼히 짚고 있어 ‘동아시아사’ 과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 특히 동아시아사를 가르치는 기본 관점으로 국가와 민족을 상대화하고 차이를 인정할 수 있는 자세를 강조한 ‘상대화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곧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열기 위한 제안이기도 하다.

이 번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서도 속시원한 해결책을 얻지 못한 것 하나가 바로 ‘세계사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현재 중학교 사회 속에 묶여 있던 세계사 부분이 한국사와 함께 ‘역사’에 포함되었다는 점은 큰 성과이지만, 대부분 학생들에게 중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교과서 속의 매우 소략한 세계사가 학교 세계사 교육의 전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사 교육과정의 미래>(최재호)에서는 왜 세계사 교육이 이렇게 천시되고 있는지, 이럴 경우 어떤 문제가 예상되는지, 과연 대안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았다.

역사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 제시

역사학 혹은 역사교육은 엄정 중립을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가치 판단’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3부에서는 우리 역사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의 쟁점이 되고 있는 여러 담론에 대해 역사교육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또 내야 하는지 등의 고민을 다루고 있다.

<역사교육에서 민족주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까>(부산역사교사모임)에서는 최근 ‘민족 해체 담론’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민족주의를 다루었다. 민족주의가 보편화되기까지 그간 역사교육이 해온 역할을 살펴보고, 역사교육에서 과도한 민족주의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사적 관점과 실천이 필요한지 고대사와 근대사 수업에서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대신할 뚜렷한 주체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민중적 관점과 민족적 관점을 상생적 공존의 관계로 보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글이다.

‘동아시아 역사 전쟁’이라고 할 만큼 한?중?일 3국의 역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도 사실 과도한 민족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평화와 공존의 동아시아 역사상을 물려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한?중?일 역사 교사 교류와 역사 교과서 대화>(박중현)에서는 역사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역사교육 관계자들의 경험과 그 결과물로 나온 4종의 공동 교과서(《조선통신사》 《미래를 여는 역사》 《마주 보는 한일사》 《한일 교류의 역사》) 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그간의 역사 교사들의 교류와 역사 교과서 대화를 소개하고 있다.

갈 등의 과거를 넘어 공존의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전쟁 이야기로 평화를 말할 수 있을까>(김남철)에서는 수많은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가르치면서 어떻게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을 접할 수 있다. 역사교육을 통한 평화교육의 가능성을 짚어본 이 글은 전쟁을 인류 역사에서 당연한 것, 필요악쯤으로 생각하는 관점을 넘어 그 연원과 구조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대안적 관점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공존과 평화의 미래는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한 희망이다.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다루지만, 그 무수한 과거의 사실 중에서 특정한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곧 다른 무언가를 배제하고 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배제할 것인가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과 태도로 결정되며,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곧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태도의 반영에 다름 아니다. <역사교육은 민주주의에 보탬 될 수 있을까>(김육훈)에서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넘어선 다양한 역사주체와 관점의 복원

: 여성사, 노동사, 생활사, 지역사, 과학기술사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교육, 특히 국사교육은 대체로 ‘국가’와 ‘민족’의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재구성해왔다. ‘국가’와 ‘민족’이란 이름 아래 개인의 생생한 삶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으며, 성별, 계급별, 지역별 차이 또한 무시되었다. 4부에서는 이렇게 가려지고 잊힌 다양한 주체들과 관점들을 복원함으로써 이를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았다.

<여성의 역사, 여성의 눈으로 보는 역사>(경기역사교사모임)는 아직도 단연 남성 중심적인 역사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극복하고 역사교육에서 여성의 관점을 복원하려 한 다양한 시도를 모았다. 여성의 관점을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여권 신장 차원을 넘어 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 공존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다.

‘노동의 관점’ 역시 복원이 필요하다. 지배층 위주의 역사 서술은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한때 ‘민중의 역사’가 그 대안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민중사를 구성하는 핵심이 노동의 관점이어야 한다면, 그 내용이 충실히 채워지지는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이런 한계는 여전하지만 <교실에서 노동의 역사 수업하기>(김민수)를 통해 부족하나마 역사 수업에서 노동의 관점을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모색해보았다.

 지역의 관점’으로 역사를 보는 것 또한 다양한 주체를 재발견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역사교육에서 지역사 끌어안기>(오세운)는 중앙 혹은 국가의 역사와 대비되는 지역과 지역민의 관점을 발굴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 지역의 역사를 한껏 부풀리는 데 주력해왔던 ‘향토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체사와의 긴장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돋보이는 이 글은 지역사 연구와 수업 활용을 위한 꼼꼼한 안내로서도 손색이 없다.

 거대 서사 속에 가려진 다양한 흐름들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생활사’에 대한 관심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활사 수업>(안병갑)은 정치제도와 사회구조 중심의 역사가 빠뜨린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그리고 거대 서사가 간과해온 새로운 진실을 보기 위해 생활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생활사를 수업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역사를 좀더 친근하고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지적뿐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넘어서 ‘어떻게 생각했는가’까지 이야기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역사교육 속의 과학기술사교육>(윤세병) 역사교육과 과학기술의 대화의 필요성을 제안한 글이다. 특정 과학기술이 발전하게 된 사회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거꾸로 과학기술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역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이제껏 소홀했던 과학사 영역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꽤 유의미한 글이다.

저자소개

전국역사교사모임 (저자)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하려는 선생님들의 모임입니다. 현재 2000여 명의 회원이 전국 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변화하는 학생과 교육 환경에 알맞은 새로운 역사 교육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역사 교육 전문지인 계간 《역사교육》을 비롯해 다수의 단행본을 펴내며 역사 교육의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책으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사》, ‘처음 읽는 세계사’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이 책의 편집위원
방지원(신라대학교 역사교육과) | 송지선(서울 구로고등학교) | 이성호(서울 배명중학교) | 이지현(서울 경기여자고등학교) | 천은수(인천 부개고등학교) | 황지숙(서울 신림고등학교)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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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 현장 교사들, 역사교육의 거대 담론을 말하다 - 윤종배
서문 | 왜 지금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이야기하는가 | 편집위원


1부 ‘교과서’라는 이름의 책

주제1 | 역사 교육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 김한종
주제2 | 역사 교과서 제도 : 역사의 지식생산, 유통, 소비의 메커니즘 - 양정현
주제3 | 교사의 교육과정, 배움책과 대안 교과서 - 윤종배
주제4 | 역사 수업의 대안 모색, ‘읽는 학습지’ - 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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