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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 인문학의 눈으로 본 과학 이야기

김보일(저자) | 휴먼청소년 | 15,000원 | 2007.09.03 | 364p | ISBN : 978-89-5862-195-9 | 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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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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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화두들을 과학에서의 사례들과 연결 짓는 영역 전이를 통해 유연하고 통합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책으로, 자신의 머리로 과학을 사유하여 과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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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1. 과학으로 세상과의 대화는 가능한가?

과학으로 세상을 읽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과학을 통한 세상과의 대화는 어떤 모습일까? 과학을 보는 눈과 세상을 보는 눈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 순수한 물에 대한 환상과 순혈주의에 대한 생각이 닮아있고, 홍연어를 살리기 위해 홍연어의 먹이인 곤쟁이를 풀어 주었으나 그 결과, 홍연어의 개체 수가 줄어든 사례에서는 ‘온정적 간섭주의’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과학의 세계에서 세상의 모습을 읽어내는 것은 물론, 한 걸음 더 나아가 과학이 주는 편리함과 효용성에 빠져 과학이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맹신하는 현대인에게 인문학의 눈으로 과학을 차분하게 읽어 주는 책이 바로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다. 책 제목에서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국어 선생님’과 ‘과학’을 제일 먼저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상식과 편견 덕분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상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편견’이며, ‘앎에 대한 오류’인지를 철저하게 파헤치며 독자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는 책이 또한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다. 특히 이 책은 2008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적용되는 통합 논술을 대비하기 위한 청소년을 위한 과학 교양서로도 추천하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인문학과 자연 과학의 대화와 소통이 있다. 과학의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인문학적 사유의 끈을 놓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인문학과 자연 과학을 연결 짓는 솜씨는 저자의 오랜 과학책 읽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자는 고등학교에서 17년 째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다. 이미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2-과학편》에서 그의 독서력을 선보인 바 있는 저자는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인문학의 화두들을 과학에서의 사례들과 연결 짓는 영역 전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유연한 사고력을 길러줄 수 없을까” 나름대로 고민했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책을 읽어 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그의 국어 선생으로서의 과학책 읽기는 청소년 대중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그 나름대로의 노력의 과정이다. 상식과 편견을 뒤집는 35가지의 과학 이야기는 열렬한 과학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는 한 인문학자의 시각으로 간결하게 재생되고 있다. 또한 저자의 짧고도 간결한 글쓰기는 통합 논술 시대의 글쓰기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묘미는 과학에 대한 기존의 오해와 편견을 발견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쇠똥구리, 지렁이, 잡초, 기생충, 연어, 비버 등의 생명체가 자연 생태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런 생명체들과의 공존이 왜 필요한지를 아는 것은 청소년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미 여러 과학 칼럼니스트나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 원자력, 대체 에너지, 생태계 보존 등 인류의 생존과 관련한 다양한 과학적 문제들을 대중들에게 제기하는 여러 권의 역작들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을 일일이 다 읽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청소년들의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이 책의 또 하나의 묘미는 과학, 환경, 생태, 에너지, 의학 등 과학의 전 분야에 걸쳐 꼭 읽어야 할 책들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렁이가 땅 속에서 게워 낸 흙이 대지를 기름지게 하듯이 국어 교사가 읽어서 이해한 과학을 청소년의 눈높이로 다시 게워 낸(?) 이 책은 분명 청소년을 비롯한 이 시대 교양인들에게 ‘성찰의 앎’의 재미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2. 보잘것없고, 숨어 있는 과학의 진실을 캐내는 것의 즐거움 ― 이 책의 특징 1

이 책의 첫머리는 쇠똥구리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쇠똥구리가 없어진지는 오래 전의 일이다. 하루에도 몇 만 톤씩 쏟아 내는 소의 배설물 퇴치를 위해 외국에서 쇠똥구리를 수입했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가 제시된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에 쇠똥구리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나서 깜짝 놀랄 수도 있다. 그 놀람은 안타까움으로 이어지고, 이내 쇠똥구리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나아가 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희망하게 된다.

특히 ‘Ⅰ 공생의 거대한 그물, 다양성’에서는 쇠똥구리를 비롯하여, 기생충, 지렁이, 잡초, 물, 병(病), 딱따구리와 동고새, 기생충과 숙주, 연어 등 자연 생태계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또 이런 생명체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또 ‘지도에 숨어 있는 권력의 얼굴’은 지도에 대한 우리의 상식과 편견에 한방 먹는다. 지도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순수한 물은 독이다’에서 순수한 물(증류수)은 폭력적인 방법으로 얻어지고, 그것이 정상인의 몸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소똥과 온갖 벌레와 미생물들이 득시글거리는 웅덩이, 곧 여러 가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공간이 더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랄 수밖에 없다. 이렇듯 생태계의 아주 사소한 미물들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고, 나아가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Ⅱ 편견에 물들지 않는 섬세의 정신’에서는 포유류의 멸종, 생체 모방 공학, 대칭과 비대칭의 문제, 과학의 이상화, 기억의 문제, 동물 실험의 문제, 조기교육, 예술적 상상력, 사물의 인식, 본성과 양육의 문제, 과학의 이상화 문제 등 예술, 철학(인식론)의 문제를 과학적 접근을 통해 사유해 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또 ‘Ⅲ. 환경과 유토피아’에서는 첨단 무기와 정의, 불편함, 진화론, 질병을 판매하는 시대의 문제, 김치와 전통의 문제, 지구 온난화, 대체 에너지, 중간 기술, 저엔트로피 사회 등 주로 과학 속에 숨겨진 사회, 세계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상식과 편견을 깨고 과학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는 것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3. 청소년을 위한 과학 읽기 ― 이 책의 특징 2

최근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학자들이 대중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중들, 특히 청소년 독자들은 과학과 관련된 지식을 학교와 학원에서 배운다. 물론 ‘수학 논술’과 함께 ‘과학 논술’이란 과목 아닌 과목이 생겼을 정도로 통합 논술의 흐름에 ‘과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과학이 모든 이의 혜택을 증진시켜 주었다는 환상”은“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무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무지를 인정한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자연 현상의 배후에 있는 이치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의 지배력을 강화하자는 ‘베이컨 식 앎’이 아니라 ‘성찰의 앎’, 즉 과학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 과연 정당하게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해 묻기를 주문하고 있다.

이 물음에 대해 답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독자들의 ‘눈높이’다. 과학의 진실과 인간사의 모든 문제를 과학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과학과 인문학을 연결 지으려는 시도는, 더구나 과학자가 아닌 ‘국어 선생’의 꾸준한 노력은 청소년의 ‘눈높이’에 있다. 추상적인 개념의 나열과 무한 지식의 공급이 아니라 생태, 환경, 의학, 에너지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진단과 탐구의 결과물을 어떻게 인간, 인류, 사회의 문제와 연결 지어 쉽게 설명하느냐 하는 것이다.

“생태학자 로버트 페인의 탁월함은 쐐기돌종의 발견에 있기도 하지만 ‘쐐기돌’의 개념을 빌어 자신의 연구 업적을 대중들과 나누려 했던 그의 ‘눈높이’ 노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난해한 개념을 일상적이고 친숙한 개념에 빗대어 설명하는 영역 전이의 방식으로 과학의 문제의식을 대중들과 공유했던 로버트 페인은 탁월한 과학자였을 뿐더러 탁월한 교육자였던 셈이다.”

저자가 생태학자 로버트 페인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과학의 문제의식을 대중과 공유하려고 ‘쐐기돌’이란 개념을 활용한 데 있다. 즉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은 저자의 오랜 ‘선생질’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4. 통합 논술 시대의 사유하는 과학 읽기 ― 이 책의 특징 3

우리의 입시 현실에서 통합 논술이 수험생에게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는 통합 논술에 대해 자신의 시각에서 나름대로 명쾌하게 답을 내리고 있다.

“통합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교과들의 지식이 통합되고 상이한 교과 영역이 서로 맞물리고 전이된다는 점이다. 통합 논술에서의 ‘영역 전이’는 상이한 분야가 어떤 내적인 일관성에 의해 결합되는 양상을 이른다.”

이른바, 교과 간의 영역 전이가 저자가 말하는 ‘통합 논술’의 개념이다. ‘나무와 연어가 공생한다?’라는 글에서 보듯이 생태계의 모든 것은 ‘상의상관’이다. 인간이 편의상 분류해 놓은 분류 기준에 불과한 교과도 원래는 통합되어 있었다. 굳이 ‘통합 논술’의 개념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 책 속에서 지식과 교양의 통합이 무엇인지, 통합적 사고가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순수한 물은 독이다’라는 글에서 히틀러와 홀로코스터를 순혈주의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한 비극적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과학에 대한 성찰적 사고가 인류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주지하고 있다. 또 ‘홍연어들의 호소, 우리를 가만 내버려 둬’라는 글에서 홍연어를 살리기 위해 홍연어의 먹이인 곤쟁이를 풀어 주었으나 그 결과가 홍연어의 개체 수가 줄어든 사례를 ‘온정적 간섭주의’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보는 것은 사유하는 과학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5. 국어교사의 남다른 과학 읽기 ― 이 책의 특징 4

이 책을 쓴 김보일 선생님은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맹렬한 독서가이다. 그가 과학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 시절부터 김화영의 카뮈 연구서인 《문학 상상력의 연구》를 여덟 번이나 읽었다는 그의 고백처럼 대단한 독서력과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것만으로 과학책 읽기에 몰두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다.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인문학의 화두들을 과학에서의 사례들과 연결 짓는 영역 전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유연한 사고력을 길러줄 수 없을까 나름대로 고민을 해 보았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글 속에는 대중, 곧 그가 가르치는 청소년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하는 그만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국어 선생이 무슨 과학책이냐?”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거나 “국어 선생이 쓴 과학책이 뭐 제대로 된 것이겠어?”하며 심지어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그의 전작인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2-과학편》을 읽어 본 독자라면 그를 충분히 이해하고 남음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의 팬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인문학에서의 화두를 과학과 관련 지어 생각해볼 수 없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나름대로의 고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 권 한 권 과학책을 읽어가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 해법을 찾기 위해 과학책을 읽었다는 저자의 과학책 읽기를 따라해 보거나, 그의 문제의식을 접해 보면 독자들도 분명히 저자가 느낀 것과 같은 과학책 읽기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쁨은 지식을 알게 되어 느끼는 기쁨이 아니라, 생각과 인식이 확 바뀌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 책을 덮고 난 뒤 독자들은 분명히 눈의 피로와 머릿속의 복잡함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과학 선생님이나 과학자의 눈으로 본 과학이 아니라 국어 선생님의 눈으로 본 과학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저자소개

김보일 (저자)
대학 시절 과학 철학자이자 문학 비평가인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몽상의 시학』『공기와 꿈』『공간의 시학』에 빠져들었다. 김화영의 카뮈 연구서인 『문학 상상력의 연구』를 여덟 번이나 읽으며 상상력이란 음풍농월의 유희가 아니라 사물의 본질에 예리하게 다가서는 물음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대학 졸업 후 광고 일을 했던 대기업 홍보실에 독서의 사각지대라는 것을 깨닫고 책에 대한 갈증으로 사표를 던지고 나와 교직을 택했다. 철학, 문학, 과학... 남독의 시절이 도래했다. 남독의 경험들을 불러 모아 북 리뷰 사이트인 '리더스 가이드'에서 북 리뷰를 연재하여 『나는 상식이 불편하다』를 엮기도 했다. 현재 배문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한국출판인회의 '이 달의 책' 선정위원, 청소년출판협의회 고문 등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그의 독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잇는 링커의 역할을 꿈꾸는 상상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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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공생의 거대한 그물, 다양성
1. 부지런한 대지의 청소부 쇠똥구리
2. 기생충이 있어 건강한 지구
3. 대지를 경작하는 지렁이
4. 잡초가 쓸모없는 풀이라고?
5. 순수한 물은 독이다
6. 병은 물리쳐야만 하는 인간의 적인가?
7. 어떻게 하면 경쟁을 배제할 수 있는가?
8. 자연계에 독점은 없다
9. 다양성의 가치는 무엇인가?
10. 지도에 숨어 있는 권력의 얼굴
11. 내가 보는 세계가 실재의 세계일까?
12.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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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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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2008.07.11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 사유하는 과학 -화정 중학교2학년 14반 38번정은비누구나 한 때의 무지함에 대한 후회는 반드시 하기 마련인가 보다. 1년 전 같은 행사에서 쓴 독후감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저질렀던 생각의 오류들이 무진장 많다는 걸 깨달았다. 과학이라는 학문은 독립된 존재가 아닌, 세상 모든 것과 연루되어 돌아가는 그물망의 일부라는 사실을 어린 내가 극히 외면해 버린 것이었다. 하여간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만남을 가진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가 나의 이런 미숙한 면을 콩알만큼이라도 채워준 것 같아 지금은 매우 기쁘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쓴 책으로, 과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무엇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 사회의 여러 문제들과 과학을 한데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대개 ‘과학’이라 하면 교과서와 실험실 내에 갇혀 있는 ‘복잡한 공식’과 이론적 체계로 치장한 심오한 학문을 떠올리겠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임을 김보일 선생님은 말해주고 있었다. 또한 과학을 인류에게 있어 금상첨화라고 무조건적으로 믿었던 잘못된 생각을 나는 과감히 깨뜨릴 수 있었다. 과학은 ‘양날의 칼’이며, 두 얼굴을 소유하고 있는 다채롭고도 위험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에 책을 읽으며 새로이 마음으로 느끼고, 또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 것은 헤르만 셰어의 〈에너지 주권〉을 바탕으로 작가가 포괄적으로 다룬 내용이었다. 에너지 고갈, 재생 에너지, 지구 온난화 등의 용어들을 지금껏 많은 매체에서 접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주권〉을 모르고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음을 부디 밝힌다. 현대 사회는 석유에너지에 의존하며 복잡한 거대 기술 시스템을 지탱하고 있다. 고앤트로피 사회인만큼 성장의 지연 없이, 날로 성장해 가는 ‘위험 찬란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인 이상, 석유 에너지의 대안점을 시급히 모색해야 하고, 그 중 타당함을 인정받는 것에는 원자력, 수소, 태양력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들이 있다. 〈수소 혁명〉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치는 동시, 수소 에너지가 핵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손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칼날같은 비판을 한 책이 바로 헤르만 셰어의 〈에너지 주권〉이다. 또 러셀과 아인슈타인이 지지한 원자력의 비효율성, 물 부족, 위험성 등의 문제점을 과학적 근거를 들어 상세히 제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존 에너지 업계가 자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에너지 운용이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은 오직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뿐’이라는 것이 이 책의 메인 핵심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에는 태양력 외에도 풍력, 수력, 조력 등과 같은 자연적 생산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들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업계의 주된 세력들이 환경이 고리를 생각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나는 이렇듯 ‘재생 에너지가 인류의 미래와 환경에 더없이 적합하다.’라는 과학적 이론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류애게로 하여금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없게끔 만드는 변수, 즉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권력, 정치적 이해관계, 그리고 탐욕이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김구의 말처럼 현실과 비현실을 따지기에 앞서 올바른 길과 어긋난 길을 따질 수 없는 것이다. 오직 무한의 경제 성장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현대 사회의 비뚤어진 세계적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는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없으며, 결국 ‘종말’을 더욱 촉진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세계는 거대한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놀라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와 함께 우리는 잃는 것 또한 너무나 많은 것 같다. 희생 없이는 진보가 불가능하다는 올더스 헉슬리의 말은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니었다. 저앤트로피 사회를 지향한다는 것은 생활의 핵심이 바로 ‘절약’이며 ‘검소’에 있다는 뜻이다. 조금 더 삶의 속도를 늦춘다면 우리는 지나칠 수 있었던 길가의 꽃 한 송이도 발견할 수 있을 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어느 개인이, 아니 어느 국가가 감히 스스로를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에서 탈피하려 마음먹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의견이었다. 후세를 위한 배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진다면 급격한 성장 촉진을 대신해 ‘중간 기술’을 채택하여 자연의 흐름과 일부 융합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과학은 과연 누구를 위한 학문인가?’ 라고 묻는다면 아무도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있는자가 소유하는 과학이 인류의 불평등을 초대할 뿐 아니라 지구상의 여러 생명체들의 일부로서 인간을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으리라 믿는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갈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과학의 개념과 그 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한 재정립을 무엇보다 중요시여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서 정리한 내 나름의 개념으로부터 ‘과학을 안다는 것’은 즉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기존의 가치관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넓은 안목을 기르고 겸허한 마음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우리의 미래는 빛날 수 있지 않을까? 과학은 나를 변화시키고 곧 세계를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염려는 지금도 내 안에서 끊임없이 샘솟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던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은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거름이 되어야 할 과학 기술을 재조명해 보는 시간으로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과학은 더 이상 특정 집단의 소유가 아닌 모든 이의 소유가 되어 함께 사유하는 그 날, 보다 나은 앞날을 기대할 것이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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