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의 세계사’란 애당초 없다. 유럽인에게는 유럽인의 세계사가 있고, 중국인에게는 중국인의 세계사가 있을 뿐이다.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 통치와 분단, 전쟁과 군부 파시즘, 민주주의의 진전 등 세계사에서 없는 파행의 역사를 통해 이룩한 21세기 세계 속의 한국. 전국역사교사모임의 2천여 역사교사들이 ‘주연 유럽, 조연 중국’의 세계사를 넘어 인류의 역사를 담은 세계사를 새로 썼다. 광복 60주년 만에 ‘그들만의 세계사’를 넘어 이제 한국인의 눈으로 세계사를 읽는다.
‘교과서’는 구시대 교육의 문제를 상징한다. 전국역사교사모임과 휴머니스트는 수십년 동안 경험했고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교과서라는 지도, 남들이 그려놓은 그 지도 밖으로 나가 새로운 지도를 그리고 싶었다. 2002년 3월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1,2》에 이어 살아있는 대안의 교과서의 진화판이자 한국 최초의 세계사 프로젝트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1,2》를 출간한다. 개발기간 3년6개월, 개발인원 175명, 개발비 3억, 제작비 3억. 수치가 말해주듯 세계사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21세기 한국 교과서의 개념을 혁신하는 것이었다. 교과서적이란 형식의 진부함을 넘어 책이라는 미디어가 구현할 수 있는 가치와 역량을 다해 내용과 형식을 혁신하였다. 역사읽기의 새로운 시도로 단숨에 읽히는 통글의 수사와 함께 ‘맵-일러스트레이션과 포토-몽타주’라는 새로운 표현 기법을 개발하였다. 그림으로 보지 말고 역사읽기를 하자는 것이 취지였다.
세계사를 기술하고 개발하는 ‘관점’과 방법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누가 쓸 것이냐’의 문제이다. 이는 ‘누구를 위해 써 왔고, 쓸 것이냐?’의 물음과 맥락을 같이한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의 2천여 역사교사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10명의 역사교사들을 시종 21세기를 살아갈 한국의 청소년이란 문제의식을 견지하며, “너, 이런 사람이 되어 드넓은 세계로 나아가 훌륭하게 살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